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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중 금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401694
한자 胎中禁忌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영암군
집필자 박종오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간 의례

[정의]

전라남도 영암 지역에서 아이를 잉태하였을 때 부정하다고 믿는 음식물이나 행동 등을 가리는 행위.

[개설]

아이를 잉태하면 태아의 정상적인 발육과 임신부의 건강은 물론이고 출산 후의 불운 등을 예방하고자 부정하다고 여기는 음식물을 먹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행동거지도 조심하게 된다.

[연원 및 변천]

태중 금기 는 임신부가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이나 행동거지를 조심하는 것으로 일종의 태교(胎敎)라 할 수 있다. 아이를 잉태한 동안에 임신부의 마음가짐과 언행 및 주위 환경 등이 태아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생각이었다.

태교와 육아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중국 전한 시대 때 유향(劉向)의 『열녀전(烈女傳)』이 있고 가의(賈誼)의 『신서(新書)』, 대덕(戴德)의 『대대례기(大戴禮記)』 등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것으로는 사주당 이씨(師朱堂李氏)가 저술한 『태교 신기(胎敎新記)』를 들 수 있다.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태교 연구서인 『태교 신기』에는 임신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적 태교 내용을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태(胎)를 기르는 자는 오직 자신뿐만 아니라 온 집안사람이 항상 조심하여 감히 분한 일을 듣지 않게 해야 하니, 성내게 할까 봐 두려워서이다.”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임신부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태어날 아이를 위하여 몸가짐을 조심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광대며, 다투는 형상, 형벌이며 죽이거나 해롭게 하는 일, 불이 붙는 모습, 나무가 부러지는 모습, 집이 무너지는 모습, 병들고 상한 것, 더럽고 싫어할 벌레를 보지 않아야 한다.”라고 하여 임신부가 보아서는 안 될 내용을 담아 행위 금기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아울러 “자고 일어나면 반드시 먹고 마셔야 하기 때문에 음식이 중요하다. 과일의 모양이 바르지 않으면 먹지 아니하며, 벌레 먹은 음식은 먹지 아니하며, 썩었으면 먹지 아니하며, 참외·오이나 생채를 먹지 아니하며, 음식이 차도 먹지 아니하며, 밥이 쉰 것과 생선이 상하고 고기가 부패한 것을 먹지 아니하며, 빛이 나쁜 것을 먹지 아니하며, 냄새가 악한 것을 먹지 아니하며, 덜 익힌 것은 먹지 아니하며…….”라고 하면서 임신부가 조심해야 할 음식에 대하여서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이를 잉태하였을 때 임신부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행동거지를 조심하고자 노력하였고, 임신부는 음식도 함부로 먹지 않는 등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하여 정성을 다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절차]

영암 지역에서도 임신 중인 부녀자는 행동과 음식에 유의하는데, 임신부의 모든 행동과 먹는 음식이 모두 태아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정한 곳이라고 생각되는 곳에는 가지 않았고, 부정한 음식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먹지도 않았다.

일반적으로 죽음을 부정한 것으로 여기는 관념이 있는데, 특히 임신부는 출산 후에도 일정 기간 초상집에 문상을 하지 않으며 초상집에서 가지고 온 음식도 먹지 않는다. 아울러 제사상에 올렸던 음식도 임신부는 먹지 않는다. 또한 임신부가 가축을 잡는 모습을 보거나 살생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죽음과 관련한 부정이 생긴다 하여 꺼렸다.

또한 음식을 먹는 것 외에 음식을 남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조심하였다. 산달에는 집에서 만든 음식을 이웃에게 주거나 하지 않는데, 특히 고추장이나 된장 같은 장을 빌려 주는 것을 특별히 가린다. 이는 집안의 운과 기운이 다른 집으로 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부들은 한 상에서 함께 식사하면 유산한다고 하여 임신부끼리의 겸상을 꺼린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태교는 임산부의 행동이 태아에게 심리적·정서적·신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자 언행을 삼가고 음식물의 섭취 및 행동거지들을 조심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태중 금기는 태아의 정상적인 발육과 임신부의 건강을 도모하는 것과 함께 출산 후의 불운 등을 예방하려는 몸가짐의 표현이다.

전통적 태중 금기들의 내용이 비과학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은 태어날 아이를 위하여 임신부는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배려가 담겨 있다. 실제로 태아는 모든 영양소를 모체로부터 공급받게 되므로, 모체의 정신건강과 영양 상태는 곧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에도 이러한 것들의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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