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01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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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Ansan's Riddle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안산시 |
집필자 | 김진호 |
[정의]
경기도 안산 지역에서 어떤 사물에 빗대어 묻고 알아맞히는 언어 표현 놀이.
[개설]
수수께끼는 어떤 사물에 대하여 바로 말하지 않고 빗대어서 말하여 그 사물의 뜻이나 이름을 맞히는 전통놀이이다. 수수께끼는 주로 은유를 써서 대상을 정의하는 언어 표현으로써 질문에 대해서 재치 있는 대답을 요구하는 말장난을 이용한 퀴즈이다. 다만 보통 퀴즈와는 달리 정답이 사실에 근거한 것보다는, 말의 의미를 억지로 가져다 붙이거나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익살이나 농담인 경우가 많다. 음운을 되풀이하거나, 무언가에 빗대어 표현하여 상대방에게 특별한 지혜와 지식과 논리를 요구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수께끼는 단순히 즐거움과 심심풀이 놀이라고만은 할 수 없고 서로간의 지적 능력과 상상력을 개발하는 교육적 의미도 지닌다. 한편 중국의 수수께끼는 수사(瘦辭)·은어(隱語) 또는 미어(謎語)라고 하는데, 그 명칭이나 뜻이 우리와 비슷하다.
[어원]
수수께끼라는 단어는 중부 지방의 ‘수수꺾기’가 변하여 표준어가 된 것이다. 수수께끼라는 말의 어원은 이탁의 ‘수소[황소]+걷기[목숨을 걸고 싸우다]’에서부터 유래했다는 민간어원설, 김동진의 ‘헤아릴 싀, 글 시, 격조 격, 곧 글자로 헤아려 아는 격담이라는 싀시격[猜詩格]에서 나온 말’이라는 한자어 유래설이 있다.
이재선은 1677년(숙종 3)경 박세봉(朴世奉) 등 12명이 공동 편집한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에 처음 보이는 ‘슈지엣말’을 들어 ‘슈지[접두어]+겻구기[접미어: 경연의 뜻]’에서 온 말이라고 했다. 또 김선풍은 이재선의 어원적 접근을 가지고 ‘술수(述數)+꺾기[언어의 술수꾼, 설문자의 물음을 꺾는 행위]-수수꺼끼-수수께끼’로 그 어의를 밝히려고 하였으나 어느 것이 옳은 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현재 수수께끼란 말은 지방마다 민속적 배경에 따라 특유의 사투리 음가(音價)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강원도·충청도 지방에서는 ‘수수께끼’, 평안북도에서는 ‘수수고끼’ 또는 ‘쉬수께끼’, 평안남도·전라남도에서는 ‘쉬수께끼’라고 한다. 또한 경상도에서는 ‘시끼저름’ 혹은 ‘시끼저리’, 제주도에서는 ‘걸룰락, 수수잡기, 두리치기, 말겨룸’ 등으로도 불린다. 안산에서는 중부 지방의 일반적인 명칭인 ‘수수께끼’라고 한다.
[분류]
안산에서 전해오는 수수께끼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물미(物謎), 둘째는 사미(事謎), 셋째는 자미(字謎)이다.
1. 물미
이는 설문(設問)에 응한 해답이 어떤 물건을 들어 설명하는 수수께끼이다. 예를 들면 “가늘고 긴 몸에 귀만 하나 있는 것은? 바늘”, “객이 들어가서 주인을 내쫓는 것은? 열쇠”, “거꾸로 매달린 집에 천문 만호는? 벌집”, “고체를 쪼개면 액체요, 그 액체에 열을 가하면 또 고체가 되는 것은? 달걀”, “길짐승이 날짐승을 잡으려고 팔문 금사진을 치는 것은? 거미”, “껍데기를 먼저 벗기고 나서 털을 뜯는 것은? 옥수수”, “내려갈 때는 가볍고, 올라갈 때는 무거운 것은? 두레박”, “나무를 주면 살고 물을 주면 죽지 말래도 죽는 것은? 장작불”, “덤불 밑에 도마, 도마 밑에 송충이, 송충이 밑에 쩍쩍이, 쩍쩍이 밑에 낭떠러지는? 얼굴” 등이 안산에서 전해지고 있다.
2. 사미
이는 사건이나 행위를 표현함에 있어서 지적(知的) 활동을 요구하는 수수께끼로 전래민담에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 우리나라에 온 중국 사신이 ‘여섯 자가 넘는 산삼 세 뿌리’를 구해오라고 협박을 했다. 이에 나라에서는 근심이 컸는데 어느 아이가 ‘해마다 그런 인삼을 캐오던 사람이 있었는데 장님이 되었으니 그의 눈을 뜨게 해 준다면 구할 수 있다’라고 하여 중국 사신을 물리친 일이 있었다.”, “두 아이가 가는데 웬 노인이 아이들의 나이를 물으니까 한 아이의 대답이 ‘내가 저 애에게 한 살 주면 갑절이 되고, 저 애가 나에게 한 살 주면 동갑’이라 한다. 각각 아이들의 나이는? 5세와 7세” 등이 있다.
3. 자미
이는 글자 수수께끼로서, 한자에 관한 수수께끼와 한글에 관한 수수께끼의 두 종류가 있다. 자미는 ‘파자(破字)’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금은 금인데 금 아닌 금은? 임금, 능금, 소금”, “나무가 옥에 갇혀 있는 자는? 곤할 곤(困)”, “가위는 가위인데 자를 수 없는 가위는? 팔월 한가위”, “귀가 귀를 물고 귀로 가자하는 것은? 까마귀가 뼈다귀를 물고 밭귀[밭의 귀퉁이]로 가자하는 것”, “날아다니는 개는? 솔개”, “나무가 둘 있으면 수풀[林], 다섯 있으면? 삼림(森林)”, “눈은 눈이나 못 보는 눈은? 티눈”, “목도 없고 허리도 없고 손도 없고 입 아래에 발이 달린 글자는? 다만 지(只)”, “새 중에 제일 빠른 새는? 눈 깜짝할 새” 등이 안산에 내려오는 수수께끼들이다.
[기능]
수수께끼는 단순한 형태와 평이한 내용으로 인해 그 기능이 오락인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제 오락 외에도 교육이나 사회화 과정에서의 기능이 중시되고 있다. 교육이나 사회화 과정에서의 기능이 중시되는 추세에 있지만 수수께끼가 발생하는 빈번한 상황은 여전히 오락적 기능과 관련된 겨루기이다. 수수께끼는 인간의 다양한 언어활동 중에서 놀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수수께끼는 언어를 통해서 표현되며, 두 명 이상의 주체자가 공동 참여함으로써 수행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수수께끼는 사람들이 하나의 세계에 대하여 동시에 관계를 취함으로써 언어를 통해 수행하는 소통 행위로 볼 수 있다. 둘 이상의 주체가 관계를 맺음으로써 기능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수수께끼의 사회적 성격은 놀이의 사회성과 부합된다. 또한 규칙을 통한 대화성의 특징을 갖는다. 그런데 수수께끼의 소통 행위의 경우, 소통 주체자들은 협력적으로 대화를 형성하여 공동의 의미를 찾아가기보다는 서로 경쟁하는 측면이 강한 것 또한 수수께끼의 언어 놀이적 측면에 따른 것이다.
수수께끼는 그 다양한 내용과 간결한 형태로 인해 교육적 목적에도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수수께끼는 생활의 여러 사실에 대한 판단력과 이해력을 촉진시키며 언어유희로서 말의 재미와 표현, 언어활동의 재주를 익히게 한다. 기록상으로도 최초의 수수께끼는 바빌론의 학습 교재였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세상에 대한 적응과 지식의 습득이 수수께끼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