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01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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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金陽澤墓-先-豫言 |
영어의미역 | The Prophecy of Soriggu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이현우 |
[정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에서 김양택 묘 회닺이 선소리꾼의 예언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김양택(金陽澤)[1712~1777]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광산, 자는 사서(士舒), 호는 건암(健庵)이다. 1743년 알성문과에 급제하여 사간원·홍문관대제학을 거쳐 1776년 영의정까지 올랐으며, 할아버지 김만기(金萬基)[1633~1687]와 아버지 김진규(金鎭圭)[1658~1716]에 이어 김양택까지 3대가 대제학을 지낸 명망 높은 집안이었다. 대제학은 당대 학문과 인품이 가장 깊다고 인정받는 사람이 오르는, 벼슬의 꽃이라 불리는 관직으로 광산김씨에서 7명이 배출되었는데, 그중 연이어 3대가 대제학에 오른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고 한다.
[채록/수집상황]
2003년 11월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삼천리에서 조희찬[남, 75]이 구연한 것을 이현우가 채록하여 2005년 안산문화원에서 출간한 『반월동향리지』에 수록하였다.
[내용]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삼천리에는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영의정까지 올랐던 김양택의 묘가 있는데, 이에 얽힌 전설이 전해 온다. 김양택이 세상을 떠나자 묏자리를 삼천리에 정하였는데, 묘를 만들며 「회닺이 소리[시신을 땅에 묻고 흙과 회를 섞어 다지질 때 하는 소리]」를 하던 선소리꾼이 “양택의 맑은 물을 가재가 흐려 놓는다”는 뜻 모를 소리를 하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선소리꾼이 한 소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고 무심코 넘겼는데, 김양택의 아들인 김하재(金夏材)와 관련한 일이 생겼다.
김하재는 1769년(영조 45) 정시문과에 급제한 후 벼슬이 강원도관찰사를 거쳐 대사성·대사간·이조참의를 지내고 좌부승지에 올라 1781년 이조참판이 되었으나 1784년 파직되었다. 그해에 김하재는 영희전고유제(永禧殿告由祭)의 헌관으로 분향 후 정조(正祖)[1752~1800]의 실덕(失德)을 비판하고 사림을 때려죽이겠다는 등의 글을 적은 쪽지를 예방승지 이재학(李材學)에게 건네주었는데, 이재학이 이를 고하여 대역부도죄(大逆不道罪)로 몰려 죽음을 당하였다.
김하재의 재산은 몰수되고 가옥은 부서져 집터는 연못이 되었다. 김하재의 처와 자녀, 숙질 등은 멀리 쫓겨나 노비가 되고 말았다. 아버지 김양택도 아들 김하재가 역신으로 몰리는 바람에 관직이 추탈되었다가 훗날 복관되어 영돈령부사로 추증되었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김양택의 묘를 만들 때 「회닺이 소리」를 하던 선소리꾼이 “양택의 맑은 물을 가재가 흐려 놓는다”라고 한 소리 중에서 ‘가재’가 김양택의 아들 김하재를 이르는 말이었음을 알고 선소리꾼의 예언에 놀랐다고 한다.
김하재의 대역부도죄를 당시의 정치 상황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설도 있다. 당시 광산김씨는 거의 전부가 노론가문에 속하였는데, 노론이 사도세자(思悼世子)[1735~1762]의 죽음을 둘러싸고 시파와 벽파로 갈릴 때 대부분이 사도세자의 죽음을 당연하게 여기는 벽파에 속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正祖)가 즉위함으로써 벽파는 세력을 잃게 되었고, 정조 때 김하재가 대역부도죄인으로 처형되면서 광산김씨의 일부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었다.
그 후 김양택의 묘는 광산김씨 문중에서 문중 땅에서 나오는 돈으로 관리하였으나, 최근 들어 후손들이 김양택의 묘역 2,000㎡를 제외한 광산김씨 문중 땅을 팔아 정리해서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후손들은 삼천리를 떠나 서울과 인근에서 살기 때문에 김양택의 묘를 따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2007년까지는 마을 사람들이 묘를 돌보아 주었으나 이제는 돌보는 사람이 없어 잡초가 무성한 쓸쓸한 무덤이 되었다.
[모티프 분석]
「김양택 묘 회닺이 선소리꾼의 예언」의 주요 모티프는 ‘선소리꾼의 예언’과 ‘가문의 몰락’이다. 아버지 김양택이 쌓아 놓은 명예와 공덕을 아들 김하재가 무너뜨렸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