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01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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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共同墓地- |
영어의미역 | A Fox Granny in A Public Cemetery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 |
집필자 | 이현우 |
[정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에서 공동묘지의 여우할멈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90년 내고장안산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내고장안산』과 1999년 안산시사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안산시사』에 수록되어 있다. 『안산시사』에 수록되어 있는 것은 1997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 부루지 주민 이정태[남, 76]가 구연한 것을 이한기·이현우가 안산문화원 사무실에서 채록하였다가 후에 이현우가 재정리하였다.
[내용]
아주 오랜 옛날 현재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월피2동 부루지에 신작로가 나 있었는데, 그 신작로는 현재의 수인산업도로이다. 부루지에서 신작로로 나가는 길에는 여러 기의 무덤들이 마구 버려져 있어 지나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다. 그런데 더욱 공포스러운 것은 그곳까지 오른가리 공동묘지의 여우할멈이 넘나든다는 사실이었다.
밤이면 여우가 할멈으로 변신하여 특히 어린아이나 아녀자를 홀려 깊은 산속으로 끌고 들어가 옷을 홀딱 벗기고 갖은 희롱을 다하다 사라진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한 오른가리 공동묘지의 한곳에 깊은 굴을 파고 산다는 여우할멈은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밤이면 마을 어귀에 있는 할아버지의 집 씨암탉과 병아리를 예사로 잡아먹는다 하였다.
뒷산인 말미산과 앞에 있는 노적봉(露積峯)에도 여우와 오소리·너구리 등이 살고 있었지만 그것들은 그리 놀라운 게 아니었다. 그러나 공동묘지에 산다는 여우할멈은 그렇지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여우할멈은 신통력을 부려 사람들을 괴롭히고 매우 허기질 때는 공동묘지에서 시체를 파먹고 살았기 때문이었다.
오른가리 공동묘지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과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묘지였다. 그러니까 자기 마을과 이웃 마을 사람들의 시신이 묻힌 곳이라 때로는 친근감마저 생기는 영혼의 동산이기도 하였다. 아래의 이야기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 부루지 주민 이정태가 전한 경험담이다.
이정태가 14살 때 동생 강자는 홍역으로 죽었다. 홍역이란 어릴 적에 꼭 한 번은 앓아야 하는 질병이었다. 신열이 높아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당시에는 해열제도 없었고, 약이라 해 봤자 고작 냇가에서 가재를 잡아다가 짓이겨 벼 보자기에 짜서 먹이는 것뿐이었다. 이러한 한방 요법이 적중해 낫는 확률도 많았지만 위중할 때나 환자가 매우 허약할 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강자는 가재를 짓이겨 마신 지 나흘 만에 죽고 말았다.
이정태의 아버지와 이웃집 홍씨는 강자의 시체를 거적에 말아 지게에 지고 오른가리 공동묘지로 가져갔다. 이정태는 따라가지 않아 어디다 묻었는지는 몰랐고, 그저 무덤이 작고 보잘것없는 아총(兒塚)이라는 말만 들었다. 당시에는 이러한 아총, 즉 어린아이 무덤이 많았다고 한다.
이듬해 겨울 장질부사[장티푸스]라는 열병이 퍼져 여남은 아이들이 죽었다. 부루지의 옥순네 할머니도 순이네 할아버지도 장질부사로 죽어 모두 오른가리 공동묘지로 옮겨 갔다. 오른가리는 언덕배기에 위치해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마을에 사는 홍씨는 오른가리 공동묘지의 여우할멈을 혼낼 방법을 알고 있었다. 홍씨의 말에 의하면 여우할멈은 불을 제일 무서워한다고 하였다.
홍씨의 말을 듣고 마을 아이들은 석유를 구해 몰래 공동묘지 후미진 곳에 큰불을 냈다. 그랬더니 누런 짐승이 눈을 부라리고 경계를 하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소름이 오싹 끼쳐 눈을 감고 때를 같이하여 “와와!” 하고 큰 소리를 질러 댔다. 석유불은 금세 널리 퍼졌고 아이들이 눈을 다시 떠 본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 오른가리 공동묘지의 여우할멈은 아이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날 이후 아이들은 산에도 마음대로 오르내렸고 오른가리 공동묘지도 안심하고 드나들 수가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모티프 분석]
「공동묘지의 여우할멈」의 주요 모티프는 ‘공포의 여우할멈’과 ‘여우할멈을 쫓은 마을 아이들’이다. 여우가 할멈으로 변신하여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데 마을 아이들이 불을 이용해 여우를 쫒아냈다는 이야기로, 흔히 공동묘지가 있는 마을에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