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의례]

위촌리는 전통과 예의를 중시하는 마을이라, 상혼례도 다른 마을과 조금 다르게 치른다.

반촌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위촌리의 장례습속은 다른 마을과 다르다. 상여를 메고 갈 상군들을 아무나 쓰지 않는다. 지체가 낮은 사람들은 상여를 메지 못하고 양반의 혈통을 지닌 사람만이 상여를 멜 수 있다. 그래서 위촌리 사람들 사이에선 ‘욕심을 내도 송장도 욕심을 낸다’고 하는 말이 있다.

상군을 모실 때는 반드시 맏상주가 상여를 멜 사람의 집을 찾아가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 상군으로 모시는데 맏상주가 바쁘면 둘째 상주가 가기도 한다. 상주가 상군집을 찾아가서 “아버지(어머니)상을 당했으니 하루 와서 일을 봐 주십시오”하고 상군을 청하는데 이를 ‘상군을 빈다’라고 한다. 상군 가운데는 회원도 있고, 비회원도 있는데 신분이 낮은 사람은 처음부터 회원의 자격이 없기 때문에 상군은 모두 지체가 높은 사람들이 맡게 된다.

위촌리의 혼인은 보통 이웃 마을 사람과 맺어지기 때문에 ‘세벌곱제기’를 한다. 신랑은 혼례날 아침 일찍 가마를 타고 우이(신랑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또는 숙부)를 앞세워 신부집으로 간다. 신부집에 가서 초례를 올리고, 신부와 같이 가마를 타고 집으로 온다. 신랑은 집에 와서는 초례는 하지 않고 알묘를 하고, 조상신께 고하고 집안 어른들께 절을 올리는 폐백을 한다. 폐백 때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다. 폐백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가마를 타고 신부집으로 가서 첫날밤을 보낸다. 신부집에 가면 이웃 청년들이 와서 신랑을 달며 음식을 청해 먹는다.

첫날밤을 지내고 나면 신랑은 자기 집으로 갔다가 3일 후에 신부집으로 오는데 이를 재향이라고 한다. 재향을 와서 3일 정도 있다가 가고, 보름쯤 지나 신부는 풀보기라고 하여 큰 떡, 채, 탕, 등 많은 음식을 장만하여 시댁에 간다. 이 때 음식을 지고 가는 사람들이 여남은 명이 될 때도 있다. 결혼은 보통 가을에 하는데 신부는 친정에 머물러 있다가 설이 되면 시댁에 설을 쇠러 간다. 만약 이즈음 신랑의 첫 생일이 끼면 이때는 설떡, 생일떡을 따로 장만해서 간다. 풀보기를 하고 시댁에서 열흘이나 보름쯤 지나면 시댁에서 떡을 해가지고 가마를 태워 친정으로 보내준다. 신부는 친정에 가서 여름 내내 있으며 시댁 식구들의 ‘여름살이’라고 친척들에게 옷을 해서 바리바리 보내고, 떡을 해서 시댁에 오면 시댁에서 여름살이에 대한 답례를 해준다. 그러면 신부는 친정에 와 가을까지 있다가 농을 장만해서 시댁에 온다. 농 안에 행주치마 몇 죽, 저고리 한 죽, 적삼 한 죽 등 평생을 입을 옷을 넣어서 오는 것이다. 그러면 일가친척들이 새색시의 농을 구경하러 오는데 신부는 친정에 있을 때 베실이나 색실로 만들어서 가져온 골무나 버선 등을 시댁 친척들에게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