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5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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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江陵南大川-銀魚- |
영어공식명칭 | Gangneung Namdaecheon of sweet fish shoal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강릉 |
시대 | 현대 |
집필자 | 김정남 |
[정의]
강릉에 대한 고향 의식을 압축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홍성암의 단편소설.
[개설]
어느 포장 술집을 배경으로, 강릉에 고작 3년을 살았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대해 모두 다 아는 것처럼 호기롭게 떠드는 한 취객과 강릉이 고향인 서술자 사이의 짧은 갈등을 통해, 고향의 정체와 지극한 그리움을 표출하고 있다. 2008년 제이앤씨에서 펴낸 소설집 『다리가 없는 통닭』의 ‘제2부 생활의 부피’ 편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엽편 소설보다는 길고 단편 소설의 길이에는 모자라는 소품이지만, 작가의 고향 의식이 어느 작품보다 직접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드러나 있다. “강릉이란 곳이 말이지.”로 시작된 한 취객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서술자가 “이보시오. 그곳은 내 고향이요.”라고 말하며, 강릉에 대한 그의 폄훼의 말을 바로잡는 반전에 묘미가 있다.
[내용]
서술자는 강릉에서 나오는 ‘그린 소주’를 주문하면서도 고향에 대한 그림움으로 “가슴 한 자락이 찌르르” 울리는 사람이다. 그가 그렇게 소주 한 병을 놓고 향수에 젖어, 경포대 해수욕장을, 남대천 뚝방길을, 송정리 솔밭을, 남문동 시장 바닥을 두루 떠올린다. 그 무렵 한 취객이 강릉에 관한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는다.
취객은 강릉 사람들이 무뚝뚝하기가 참나무 장작이라며, 생선 장수가 생선 값 흥정을 참지 못하고 함지박을 땅바닥에 팍 엎어버렸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봄철 내내 흙먼지가 뿌옇게 날리는 높새바람이 밤낮으로 불어대고 5월에도 춘설이 내렸다하면 폭설이라고 강릉의 날씨까지 들먹이며 지역에 대한 폄훼의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그렇게 서술자의 고향은 그에 의해 “아프리카의 사막이 되었다가 알라스카의 빙판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텃세도 제법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 서울 정릉천보다도 수량이 많지 않은 개천에다가 감히 대(大)자를 붙여 남대천이라고 부른다며 그 작은 개울에 어떻게 은어 떼가 하얗게 몰려들겠느냐고 조롱의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의 말이 이 지경에 이르자, 서술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겨 “우락부락한 표정으로 윽박지르듯이” 그곳에 몇 년을 살았느냐고 물어본다. 그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3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답하는 그에게 서술자는 “여름철에 한 번 가보시오. 그러면 하얗게 밀려오는 은어 떼를 보게 될 것이요.”라고 말하며, “경포 호수의 부새우”를 아는지, 어떤 조개가 잡히는지 아느냐고 재우쳐 묻는다. 결국 그는 서둘러 포장집을 떠난다. 서술자는 다시 소주를 마시며 남대천에 하얗게 몰려드는 은어 떼들을 상상한다.
[특징]
「강릉 남대천의 은어 떼」는 고향 강릉에 대한 작가의 애틋한 향수가 오롯이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 “강릉 사람도 아닌 주제에 제 놈이 뭘 안다고?”라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한 지역의 정서와 풍물은 외부적 시선에 의해서 함부로 재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애향 의식에 기초해 작가의 고향인 강릉의 사람, 기후, 풍물 등에 대한 의식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구체성에 기초한 진정한 고향 의식으로, 한 지역에 대해 깊이 없이 떠벌이는 한 취객을 일갈하는 장면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