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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의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401692
한자 祈子儀禮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영암군
집필자 박종오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기자 의례

[정의]

전라남도 영암 지역에서 자식, 특히 아들을 낳기 위해 행하는 의례.

[개설]

기자 의례(祈子儀禮) 는 결혼한 부부가 자식, 특히 아들을 낳지 못할 경우에 거행하는 의례이다. 자식을 낳기 위해 치성을 드리는 치성 기자(致誠祈子)와 자식을 갖기 위해 주술적인 방법을 행하는 주술 기자(呪術祈子) 등이 있다. 지역에 따른 특별한 구분 없이 전국적으로 공통된 모습을 보인다.

[연원 및 변천]

『삼국유사(三國遺事)』 기이 고조선 조에 “웅녀는 혼인할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날마다 신단수 아래에서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빌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아이를 갖기 위해 신단수에 비는 것으로 기자 치성(祈子致誠)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수목 숭배의 한 모습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후대에 큰 나무에 아기 낳기를 비는 기자 행위와 같은 형태로 볼 수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보면 “충청도 진천 지방 풍속에 3월 3일부터 4월 8일까지 여자들이 무당을 데리고 우담(牛潭)이라는 연못가에 있는 동·서 용왕당과 삼신당에 가서 아들을 점지해 해 달라고 비는데 그 행렬이 끊어지지 않고 사방의 여인들이 모두 와서 기도하므로 마치 장을 이룬 것 같다. 해마다 이러한 일이 늘 벌어진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아들 낳기를 원했던 조선 시대의 기자 행위로 무속적인 방법이 성행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록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기자 의례는 인류가 출산을 하기 시작한 이래로 자연스럽게 생겨나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왔다.

[절차]

혼인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아들이 없는 경우 주술적이고 속신적인 행위를 통해 아이 낳기를 바란다. 그래서 임신을 위해 바위나 샘 등에 치성을 드리거나 여러 주술적인 행위들을 했다.

영암군 지역에서도 자식을 갖기 위한 기자 의례가 성했는데, 명산대천(名山大川)을 찾아 치성을 드리는 치성 기자와 주술적인 방법을 행하는 주술 기자 등이 있다.

1) 치성 기자

영암군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들은 아이 낳기를 기원하기 위해 바위나 샘 등에 제물을 차리고 치성을 드렸는데, 이를 ‘공 드린다’고 한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가 직접 ‘공 드리는 일’을 행하며, 장소는 바위·샘·절·입석(立石) 등 다양하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절에서 불공을 드리는데, 절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바위나 샘에서 공 드리거나 무당을 찾아가 치성을 드릴 장소를 결정하기도 한다.

미암면 채지리 비래산 마을에서는 마을 당산나무에 매일 공 드린 후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또한 새벽마다 마을 뒷산에 있는 샘에서 목욕재계를 하고 공 드리거나 집으로 물을 떠 와서 ‘지앙[삼신]’을 모시는 안방 윗목에 놓고 아이를 점지해 달라고 빌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영암읍 용흥리에는 남근석과 여근석이 있어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공 드린다. 용흥리의 남근석과 여근석은 월출산 계곡에 자리하고 있으며, ‘남자 바우[바위]’와 ‘공알 바우’ 또는 ‘여자 바우’라고 불리기도 한다. 용흥리 바위에는 개인적으로 치성을 드리기도 하지만, 무당을 대동하여 굿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입석에 공 드리는 기자의 풍속도 있는데, 덕진면 운암리 송석정(松石亭) 마을에는 입향조(入鄕祖)가 아이가 없어 아이 낳기를 바라는 마음에 세우게 되었다는 입석이 있다. 이 입석의 형상은 남근을 닮았는데,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공 드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군서면 서구림리 서호정 마을에는 도선국사(道詵國師)와 관련한 설화를 담고 있는 국사암(國師巖)이란 바위가 있는데, 아이 낳기를 원하는 부인들이 이 바위를 찾아와 치성을 드리는 일도 종종 있다.

2) 주술 기자

영암군에서는 아이를 얻기 위해 치성을 드리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주술적인 행위들이 행해지기도 했다. 가장 흔하게 행하는 주술적인 행위로는 아이를 많이 낳은 부인의 속옷을 빌려 입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아들을 낳지 못한 집에서는 아들을 많이 낳은 부인의 속옷을 빌려서 입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특정한 음식물을 먹어 몸을 만들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여긴다. 삼호면 용당리 원용당 마을에서는 하얀 접시꽃과 하얀 닭을 삶아서 먹으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태(胎)를 묻었을 때 나오는 약물을 먹으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도 한다. 아이를 낳으면 태가 나오는데, 태를 태우거나 단재기[단지] 밑을 깨서 묻기도 한다. 태를 묻을 때 단재기 밑을 깨지 않고 묻으면 태가 썩어서 파란 물이 생기게 되는데, 이 물을 ‘약물’이라고 한다. 이 약물은 아픈 사람들에게도 좋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 사람이 먹으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태를 남에게 주면 아이가 단명(短命)한다고 해서 가져가지 못하도록 단재기 밑을 깨서 물이 생기지 않게 하거나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 물을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아 구하기 어려웠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예로부터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으나 자식을 갖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한편 조선 후기에는 부계 중심의 가족 제도가 점차 강화되었는데, 가부장적 가족 제도에서는 조상 숭배 사상에 입각해 집안의 영속성을 중요하게 여겨 대를 잇고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 일을 중시하였다. 그래서 대를 잇고 제사를 모실 수 있는 아들을 낳았는지 낳지 못했는지 여부에 따라 부녀자들의 지위와 대접이 현저하게 달랐다. 자식 특히 아들을 낳지 못하면 집안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부녀자들은 아들을 낳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이러한 행위가 기자 의례이다.

현재는 의료 시설의 발달과 의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 기자 의례가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자식 특히 아들을 낳기 위해 치성을 드리는 행위들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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