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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401646
한자 歲時風俗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영암군
집필자 박종오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관습적·주기적으로 행하는 생활 풍속.

[개설]

세시 풍속은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해마다 같은 시기에 반복되어 전해오는 주기 전승 의례(週期傳承儀禮)로 대체로 농경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과 정월 보름, 추석을 큰 명절로 인식하면서 24절기를 포괄하여 그에 맞는 풍습들을 전해 왔다. 영암 지역은 월출산영산강을 끼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농촌의 풍속과 어촌의 풍속이 함께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1월]

음력으로 1월은 정월이라고도 하며 대보름이 대표적인 세시 명절이다. 설날 아침에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차례를 모신다. 영암군 삼호면 서호리의 경우는 섣달 그믐날 음식을 장만하여 밤 12시 이전에 모시기도 한다. 차례를 모신 후에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세배를 드리고, 아침 식사가 끝나면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한다. 또한 집집마다 부엌과 창고 등 여러 곳을 돌면서 마당밟이를 해 주는 마을도 있다. 정초에는 토정비결을 보아 삼재막이, 허새비 버리기 등을 통해 액막이를 하기도 하고, 음력 정월에 처음으로 드는 12지의 날에 특별한 풍속을 행하기도 한다. 입춘 때에는 안에 재수가 있으라는 의미로 집의 대문이나 기둥 등에 입춘축 두 장을 비스듬히 붙여 놓는 풍속이 있다. 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차례를 모시고, 마을에 따라서는 당산제를 모시기도 한다. 또 이때는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무 먹기, 보름밥 얻어먹기, 가랫불 넘기 등을 통해 한 해 건강을 기원하는 의례를 행하기도 한다.

[2월]

2월 초하루를 하드렛날이라고 하며, 이 날은 곡식에 병충해가 생기지 말라는 의미에서 콩을 볶아 먹는다. 영암군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이 날 병충해를 없애기 위해 콩과 목화씨를 같이 볶아 먹고, 부럼을 깨먹는다.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이날을 ‘썩은 새끼줄로 목매러 가는 날’이라고도 하는데, 2월 초하루가 지나면 다시 농사일을 시작해야 하므로 죽어도 일하기 싫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칩 때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물에 가서 개구리 알을 주워 먹는데, 이것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여긴다.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개구리 알을 ‘미룡 알’이라고 부르고, 삼호면 서호 마을에서는 ‘용알’ 또는 ‘농알’이라고 부른다.

[3월]

3월 삼짇날은 하얀 나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 하며, 노랑나비를 보면 그해에 좋은 일이 생길 거라 예측한다. 한편 삼호면 서호마을에서는 삼짇날 제비를 처음 보면 바로 단추를 풀었다가 잠가야 되는데, 제비를 먼저 보면 부지런해진다고 여긴다. 한식이나 청명에는 시제를 모시고 묘도 손질한다.

[4월]

4월 초파일에는 절에 가서 공을 들이는데,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이날 도갑사에 가서 가족들을 위해 공을 들이고, 연등을 단다. 삼호면 서호 마을에서는 절에 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정에서 간단하게 비손을 하기도 한다.

[5월]

5월 단오에는 익모초를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놓았다가 떡을 해먹기도 하고, 입맛이 없을 때 익모초를 먹어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또한 상추 이슬을 받아서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여기는데, 상추 이슬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면 몸에 부스럼과 같은 것이 생기지 않는다고도 여긴다. 단오에는 나무에 줄을 매달고 그네를 뛰고 논다. 군서면 동계 마을은 단옷날 익모초를 뜯어서 엮은 다음 걸어 말려 놓았다가 여름에 아이들이 변비가 생겼을 때 먹이면 변비가 없어진다고 한다.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단옷날 인근 갯가에서 모래찜질을 하는데, 찜질을 하고 나면 신경통이 완화된다고 한다.

[6월]

6월 유두 날에는 다양한 의례를 행하고 음식들을 해 먹었다.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곡식에 병충해가 없고 풍년이 들라는 의미에서 용신제를 지낸다. 이날 아침 논 주인들이 대나무를 잘라서 위를 쪼갠 후에 부챗살처럼 펴서 음식을 담아 자기 논에 꽂아 두고 돌아간다. 그러면 아이들이 일찍 논이나 밭에 가서 그 음식들을 빼 먹는다. 그리고 밭에는 밭제를 지내는데, 밭제는 뜸부기라는 새가 밭에 집을 짓고 알을 낳아 농작물에 해가 되므로 이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삼호면 서호 마을에서는 유두날 수박이나 오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아침에 밥을 담아놓고 간단하게 제를 올린다. 그리고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유두날이 되면 예전에는 밀개떡[밀전병]을 밥 위에 얹어서 호박잎을 놓은 다음 먹었지만, 지금은 빈대떡을 해 먹는다. 아울러 영암 지역에서는 여름에 더위에 지친 몸을 보신하기 위하여 삼복 중에 하루를 정해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닭이나 개를 잡아먹기도 한다.

[7월]

7월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데, 까치도 이 날이 넘어 가면 머리가 벗겨지고 그 후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털이 다시 자란 뒤에야 나타난다고 한다.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까치 머리가 벗겨진 것을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게 도와주려고 돌을 나르느라 그렇게 된 것이라고 여긴다. 또 이날 비가 오면 둘이 만나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한다.

백중 에는 논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행위들이 이루어진다.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이날 아침 일찍 여자들이 논이나 밭에 가지 않는다. 논에는 논 대장이, 밭에는 밭 대장이 있는데, 여자가 논이나 밭에 가서 올해 우리 농사 몇 섬을 주라고 하면 재수가 없어서 흉년이 든다고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백중 때 초벌·중벌·말벌의 세 번의 김매기가 끝나면, 일꾼 중에서 ‘농사 장원’을 선발하여 소에 태우고 주인집으로 들어가 큰 잔치를 벌인다.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세 번의 김매기가 끝났다 하여 일꾼들을 하루 쉬게 한다. 또한 이날 농악을 치고 놀면서 일을 제일 잘하는 일꾼이 소를 타고 집으로 들어오면 주인은 닭이나 음식을 대접하여 준다.

[8월]

8월 추석에는 가정에서는 차례를 지내고 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차례가 끝난 뒤에는 가까운 산소로 성묘를 간다.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올벼를 추석날 아침에 제일 먼저 쪄서 차례를 지내는데, 이를 ‘차례 잡순다.’라고 한다.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새로 나온 곡식을 가지고 차례를 지내며 모시 잎으로 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삼호면 서호 마을에서는 그해에 가장 먼저 나온 벼를 베어서 지게로 져다 찐 다음 나물 등 많은 음식을 장만해서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올벼 심리라 한다. 추석에는 부녀자들이 강강술래를 하는데, 3~4개의 마을에서 모여 대규모로 논다. 또한 남자들은 씨름을 하기도 한다.

[9월]

9월 중양절에는 제를 지내거나 국화주를 담근다.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모기와 같은 것이 다 들어가는 날이고, 손이 없는 날이라고 여긴다. 이 마을의 문씨 집안은 추석보다 중양절을 더 크게 여기는데, 중양절을 쇠면 ‘생일 쇤다.’라고 하고, 6·25 전쟁 때 나가서 죽은 사람들의 제사를 지낸다.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이날 국화잎을 따다가 술을 담가 먹으면 좋다고 해서 막걸리를 만들어 먹는데, 소주에 타서 마시는 경우도 있다.

[10월]

10월에는 집집마다 특정 날짜에 음식을 장만해 산에 가서 시제를 지낸다. 덕진면 노송 마을 신씨의 경우, 초정일(初丁日)에 남도 유림들 중에서 제관을 정해 집안의 5대 이상 가운데에서도 옛날에 벼슬을 했던 사람들에게만 마을의 송양 서원에서 시제를 지내며, 중정일(中丁日)에는 자손들이 산에서, 그리고 말정일(末丁日)에는 가정에서 간소하게 모신다.

[11월]

11월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집 밖으로 다니면서 벽에 뿌리기도 하고, 팥죽 열두 그릇을 담아 가뭄을 예측해 보기도 한다.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동지가 지나면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팥을 삶고 찹쌀을 갈아 새알을 만들어 죽을 쑤어서 먹는다. 이때 새알은 나이 수대로 먹는데, 그러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한다. 집안의 터가 셀 경우에는 팥죽을 쑤어서 귀신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먹기 전에 바가지에 담아서 솔잎으로 벽과 담에 뿌린다. 삼호면 서호 마을에서는 동짓날 팥죽으로 제사를 모시기 위해 열두 그릇을 담아 놓는데, 묘하게 갈라진 그릇이 있으면 그 달은 가물다고 예측한다.

[12월]

12월 섣달그믐에는 묵은세배를 올리거나 차례를 올리기도 한다. 군서면 동계 마을에서는 섣달그믐에 흰떡을 해 먹고, 덕진면 노송 마을에서는 섣달그믐날 오전 11시쯤에 마을 어른들을 모시고 합동 세배를 하는데, 이것을 묵은세배라고 한다. 또한 이 마을에서는 그믐날 문중에서 마지막 가는 해가 아쉽다고 하여 화합하는 뜻에서 망년회를 행한다. 삼호면 서호 마을에서는 섣달그믐 밤 12시 안에 차례를 지내는데, 만일 초상이 나면 3일 후에 다시 차린다.

[현황]

영암 지역의 세시 풍속은 풍년을 기원하고 액운을 추방하는 주술적 의례와 조상 숭배를 실천하는 의례적 행위가 많다. 또한 공동체 단위의 세시 놀이가 많이 펼쳐진다. 그렇지만 도시화와 고령화 등으로 인해 추석을 제외한 다른 명절들은 그 관념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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